가정에 불상 모시기와 의미

가정에 불상 모시기에 대해 터부시 하고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듯합니다. 그러나 일본, 태국, 미얀마 등의 불교 국가에서는 가정에 불상을 모시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정에 불상 모시는 것을 꺼리는 경향은 두 가지 속설 때문이라 사료됩니다. 즉 “불상은 절에서 스님들이 모시는 것이지 가정에서 모시는 것은 불경한 일이다.” 또는 “불상을 집안에 모셔두면 좋지 않다.”로 요약할 수 있지만, 그것은 틀린 말이라는 것이 불교의 견해입니다. 

가정에 불상 모시기-저의 기도와 명상공간 입니다
가정에 불상 모시기-저의 기도와 명상공간 입니다

불자들이 부처님의 존상을 집에 모셔두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행위입니다. 더 나아가 불단을 마련해 놓고 명상을 하거나 독경, 예경까지 올린다면 그보다 더 성스러운 신행생활은 없을 것입니다. 설령 불단을 꾸며놓지 않더라도 책상이나 장식장에 불상이나 불화를 모셔놓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이나 일반인들에게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부처님의 존상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불가에서는 크게 권장하는 입장입니다. 

부처님의 존상(불상, 불화)을 가정에 모실 경우, 반드시 어느 곳에 모셔야 한다는 규정이나 정형화된 규칙은 없습니다. 굳이 적당한 장소를 추천한다면, 수행(좌선과 행선)과 예불을 할 수 있는 조요한 공간이 좋으며, 가족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실의 한적한 곳도 괜찮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가정에 불상을 모신다는 전제하에 그 방법이나 어떤 불상이 자신에게 맞는지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정에 불상 모시기-내게 맞는 불상(佛像)은?

전제한 것처럼 가정에 불상을 모시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며,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가정에 불상을 모시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문제는 가정에서 불상을 모시는 것이 일종의 장식품 기능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집안에 불상을 모시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보통 가정에 불상을 모시는 일은 꺼림칙하고, 미신적 요소가 강하다는 이유로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가정 내 불단 위에 불상을 만들어 모셔 놓고 스님들과 똑같이 아침저녁으로 예불을 올리는 것이 문화로 정착되어 있다는 것도 참고할 만한 일입니다.

어떤 불상을 모시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개인의 선택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부처님 상호에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불상 자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불상을 집에 모시고 명상을 하고 기도를 했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고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공고해지면 되는 것입니다. 

가정에 모신 불상 앞에 향을 피우거나 음식을 올리면 안 된다?

가정에 모신 불상 앞에 향이나 촛불 등 음식을 올리고 기도를 하게 되면 귀신이 붙게 되어 화를 입는다는 말이 있지만, 이 말은 미신 쪽 측면이 강조된, 일반적인 불교 교리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불교에서는 가정에 작은 불상을 모셔놓고 기도하는 것을 권장하는 입장입니다. 태국인들은 하루 생활의 시작과 끝을 항상 각 가정에 모신 불상 앞에 절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또한 국가 공휴일도 불교와 관련되어 있으며, 석가탄신일은 물론 새해나 결혼식, 장례식 등 모든 중요한 일들에는 승려가 동반됩니다. 

귀신이 붙는다는 말이 거슬리면 불상을 구입한 후 가까운 사찰을 찾아 사전의식을 부탁해도 됩니다. 점안식이라고 하는 이 의식은 보통 절에서 큰 불상을 모셨을 때, 눈동자를 그려 넣는 것을 의미하지만, 스님들이 신도들을 위해 간단한 절차를 이행해 주기도 합니다.  

불상의 종류 및 의미

불상이란 불교의 신앙대상으로 창조된 부처 또는 보살의 형상을 말합니다. 불상은 부처님 생존 당시에는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부처님 입멸 후 5,6백 년이 지나서야 인도에서 처음으로 조성되었는데, 보통 기원후부터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낙산사 해수관세음보살상
낙산사 해수관세음보살상

불상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불타는 여래라고도 불리며,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소승불교에서는 그 예배대상인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불 뿐이었으나 대승불교에 이르러 불교교리가 발전하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부처의 명칭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아미타불, 약사불, 미륵불 등이 그 예입니다.

보살이란 불교의 진리를 깨우치기 위한 수행과 부처의 자비행 실천을 통해 모든 중생을 교화해 나가는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수행자상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미륵보살,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이 있습니다.

불상의 조성 재료에 따라 석불상(돌로 만든 불상), 마애불(커다란 암벽에 부조 또는 선각 등으로 얕게 새긴 불상), 목조불(나무로 만든 불상), 금불(금으로 주조된 불상), 동불(구리로 만든 불상) 등으로 나뉩니다.

각각의 불상과 보살은 아래와 같이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가정에 불상을 모시고자 하시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미타불과 석가여래불의 특징과 차이점

아미타불과 석가여래불은 각기 다른 부처님의 이름입니다. 아미타불은 극락정토에 있는 부처이며, 석가여래불은 석가모니불이라고도 불리며, 불교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천안 태조산 아미타불상
천안 태조산 아미타불상

아미타불은 무량한 수명을 가진 자와 무한한 광명을 가진 자라는 뜻으로, 산스크리트 원어인 “아미타브하 (Amitabha)”와 “아미타유스 (Amityus)”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한자로는 무량수(無量壽)와 무량광(無量光)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아미타불을 무량수불이나 무량광불로 부르기도 합니다.

석가여래불은 석가모니불이라고도 불리며, 석가모니는 인도의 고대 왕자였습니다. 그는 인간의 고통의 근원을 찾기 위해 왕궁을 떠나 수행생활을 하였고, 마침내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그는 그 진리를 전파하며 인간들을 고통에서 구제하였습니다.

아미타불과 석가여래불은 각각 다른 의미와 상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미타불은 극락정토에 있는 부처이며, 그곳에서 설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석가여래불은 인간의 고통의 근원을 찾아 진리를 깨달은 부처님으로, 그 진리를 전파하여 인간들을 고통에서 구제하였습니다.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의 특징과 차이점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은 모두 불교의 보살입니다. 보살은 불교의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 수행하는 동시에 부처이 자비행을 실천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자 노력하는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수행자상을 가리킵니다. 굳이 계급으로 따진다면 성불 전 단계의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세음, 문수, 보현, 지장 등의 보살들은 성불할 능력이 모자란 것이 아니고, 대승적 상징입니다. 즉 모든 중생들을 성불하도록 한 후 본인이 성불하겠다는 대원력 상징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습니다.  

관세음보살은 큰 자비심을 나타내며, 중생들이 경전을 보고 이행하면 늘 함께 한다고 하며, 관세음을 간절히 부르면 그 소리에 반응하는 보살님입니다. 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을 대세지 보살이나 지장보살과 함께 협시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 외에 석가모니불의 협시 보살로서도 표현됩니다. 협시보살이란 좌우보처를 말합니다.

문수보살은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고 보리심을 닦게 하는 지혜의 상징입니다. 문수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좌보처로 모시기도 하며, 수험생 본인이나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보살입니다. 

보현보살은 실천을 상징하는 보살로, 지혜와 진리를 추구하는, 문수보살과 협시보살로 함께 지혜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실천하는 보살입니다. 보통 연화대 (연꽃) 위에 계시거나 상아 6개의 흰 코끼리를 타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올바른 행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보살입니다. 

이 세 분의 보살은 모두 다른 의미와 상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큰 자비심의 보살로, 중생들이 경전을 보고 따르면 잘되도록 도와주시며 간절히 부르는 소리에 모두 이뤄 주신다는 보살님입니다. 문수보살은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고 보리심을 닦게 하는 지혜의 보살님입니다. 그리고 보현보살은 실천을 상징하는 보살로, 지혜를 갖추고 진리를 실천하는, 문수보살과 협시보살로 함께 지혜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실천하십니다.

참고로 문수보살의 현신도량은 오대산 상원사가 유명합니다. 조선시대 세조의 일화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지장보살은 누구?

지장보살(地藏菩薩, 산스크리트어: क्षितिगर्भ 크시티가르바)은 석가모니불의 열반 후 미륵보살이 성불할 때까지의 무불시대(말법시대)에 육도중생(六道衆生)을 교화하겠다는 큰 대원을 세운 보살마하살(대비보살)입니다. 따로 소개하는 이유입니다.

지장보살상, 보통 머리가 푸른색을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장보살상, 보통 머리가 푸른색을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장보살은 다른 보살에게서 찾기 어려운 몇 가지의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성불(成佛)을 포기한 대표적인 보살입니다. 둘째, 정한 업을 면하기 어렵다 [定業難免]는 불교의 일반설이 지장보살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셋째, 지장보살은 부처가 있지 않은 세상에서 모든 중생의 염원과 행복을 대표하는 보살입니다. 이러한 지장보살의 자비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지장신앙이 성행해 왔습니다. 

지장보살은 그 신력(神力)과 자비와 지혜와 변재(辯才)가 불가사의한 보살이며, 모든 악업에서 해탈하게 하는 보살이며, 죽은 사람과 산 사람 모두를 살피는 보살입니다. 따라서, 신라시대 이후로 이 지장신앙은 가장 일반적인 신앙으로 신봉되었고, 특히 죽은 사람을 위한 49재(齋) 때에는 절대적인 권능을 가지는 보살로 받들어지고 있습니다.

많이 독송되는 다라니, 만트라

일반인들이 많이 독송하는 다라니나 만트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티베트인들이 가장 많이 독송하는 만트라(진언)는 옴마니 빼매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만트라 발음이 옴마니 반메훔으로 변형되었지만, 어떻게 암송하든 문제 되지 않습니다. 또한, 주력수행은 보통 다라니나 능엄주, 육자대명왕진언, 광명진언 등으로 진행되는데, 이 중 가장 많은 수행자들이 선택하는 것은 단연 대비주라 불리는 〈신묘장구대다라니〉입니다. 천수경의 핵심 다라니입니다만, 아래에 최근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능엄주에 대해 언급해 보겠습니다. 

능엄주란

성철스님이 살아계실 때 능엄주 독송을 크게 권장했습니다. 능엄주를 독송하면 재계(齋戒)를 지킬 수 있게 하며, 정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정진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합니다. 중국의 선화 상인도 참선을 하기 전에 능엄주 일독을 권했는데, 그렇게 하면 번뇌가 크게 줄어든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인’은 웃어른을 뜻합니다.

능엄주는 다섯 회(會)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다섯 회(五會)는 다섯 방향(五方)을 뜻하는데, 동방과 서방, 남방, 북방 그리고 중앙입니다. 세계의 다섯 방향에 다섯 가지 큰 마군(魔軍)이 있기 때문에 다섯 방향으로 나누어 이들 마를 진압하는 것을 뜻합니다. 

능엄주는 불교의 대표적인 다라니 중 하나로, 중국, 일본, 한국에서 수행하는 비교적 긴 주문입니다. 능엄주를 염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감응을 얻을 것이며 지송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금강장 보살의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지속적으로 암송하는 사람에게 큰 가피가 따른다는 것이 성철스님의 말씀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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