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산책길 동반자 강아지
고양이와 강아지가 함께 산책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소개합니다.
우리 집 위쪽 마을 안길에서 가끔 목격되는 재미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가 늘 산책길에 강아지를 동반하고 다니는 것입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거의 매일 마주하는 풍경입니다.
그러나 고양이가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것인지, 강아지가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서로 멀찌기 떨어져 있는 건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자석처럼 늘 붙어 있습니다.
고양이와 강이지는 서로의 언어가 다릅니다
강아지와 양이는 상이한 행동 양식과 신체적 언어를 가지고 있어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없는 관계라고들 합니다. 그러니 강아지가 양이를 쫓거나 공격하는 대립관계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강아지는 사회성이 높은 동물로, 다른 개들과 함께 살면서 무리를 이루고,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동물입니다. 반면 고양이는 독립적입니다. 혼자서 생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강아지는 놀이와 격렬한 장난 등의 신체적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앉거나 사냥할 때를 제외하고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강아지와 양이는 서로의 언어와 행동 방식을 잘 모르고, 서로가 이해하지 못하는 신호를 주고받을 때 서로 간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강아지와 양이는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흔치 않은 이유입니다.
애기의 가슴 아픈 사연
양이와 함께 산책을 즐기는 강아지는 내가 잘 아는 아이입니다. 윗집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볼피노 이탈리아노 품종이며, 이름은 ‘애기애기’입니다.
왜 강아지 이름이 ‘애기애기’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 말씀이 그 강아지의 엄마 이름이 ‘애기’였답니다. 애기가 애기를 낳았으니 ‘애기애기’아니냐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애기애기’의 엄마 ‘애기’는 지난해 사망했습니다. 집으로 침입하는 독사를 몰아내다 물려 죽었습니다. 그 이후 애기는 할아버지가 일을 나가신 날이면 거의 혼자 지냈습니다.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양이를 만났던 겁니다.
엄마가 죽은 후 ‘애기애기’의 행동양식이 바뀌었습니다. 강아지 특유의 장난이나 동료들 간 상호작용 본능이 사라졌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변화는 양이와 대화가 가능한 행동방식을 배우게 했고, 결국 양이와 산책길 동반자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입니다.
양이 시각으로 본 애기
양이는 호기심이 많은 동물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탐색합니다. 양이 입장에서 조용한 성격의 ‘애기애기’는 새로운 호기심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양이도 어느 정도는 사회성을 지닌 동물입니다. 고양이는 다른 동물과 함께 지내고, 상호작용하며, 소셜 스킬을 배울 수도 있지만 흔치는 않습니다. 양이가 ‘애기애기’를 산책의 동반자로 선택한 것은 소셜 스킬을 배우고자 하는 기본적 본능일 수 있습니다.
양이는 놀이를 좋아합니다. 마땅히 친구가 없던 고양이는 ‘애기애기’를 보고 즐거운 경험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이들에게 해야 할 일
내가 해야 할 역할은, 그들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것입니다. 서로 싸우든 말든, 어떠한 경우도 간섭을 해선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처음엔 고양이가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일종의 믿음 때문인 강아지를 선택한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고양이와 강아지는 서로 다른 종의 동물입니다. 그들은 서로의 성격, 경험, 사회화 수준 등이 대등한 관계가 될 때 상호작용은 더욱 강화되고, 교감 또한 깊고 빠르게 발전할 것입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뱀 조심하고 서로 간의 우정이 변치 않는 친구로 평생을 같이 산책을 하는 관계가 유지되길 바랄 뿐입니다. 이상은 강아지 산책길 동반자 양이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