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불교 제대로 알기
부처님 오신 날(2023년 5월 27일)에 즈음해 불교 제대로 알기라는 주제로 설명을 드려 볼까 합니다.

간추린 붓다의 일대기
석가모니 부처님은 불교의 창시자이며, 다른 호칭으로는 세존, 석존, 불(佛), 여래 등이 있습니다. 본명은 싯다르타 가우타마이고, 서양에서는 가우타마 붓다라고도 부릅니다. 가우타마를 고타마로 해석해 고타마 싯다르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BC 623년에 인도의 카필라성에서 샤키야족의 왕자로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고 하셨고, 생후 7일째에 어머니 마야왕비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석가모니는 왕자로서의 풍요로운 생활을 하였으나, 29세 때에 사문유관(생로병사와 사문)을 목격하고 인생의 진리를 찾기 위해 출가하였습니다.
출가한 후에는 여러 선인들에게서 선정을 배웠으나, 그것이 진리가 아님을 깨닫고 고행에 들어갔습니다. BC 588년에 마왕의 유혹을 이기고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침을 얻었습니다. 이때부터 부처님이 되셨고, 연등불부처님으로부터 받았던 수기대로 석가모니 부처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성불을 하신 후에는 다른 여러 중생들에게 진리를 가르치시기 시작했습니다. BC 588년에 사르나트에서 초전법륜을 돌리시고, 오십여 년간 여러 곳에서 설법하시게 되면서 많은 제자들과 신도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BC 544년에 쿠싱가라에서 80세에 열반하실 때까지 수많은 설법을 남기셨습니다.
부처님 열반 후 부처님의 설법을 문자로 남긴 사람은 아난다라는 제자입니다. 아난다는 부처님의 친구이자 가장 가까운 동반자였으며,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외우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 아난다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불전결집이라는 회의를 열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리하고 전파하였습니다.
불전결집은 총 3번 열렸으며, 첫 번째 결집은 왕사성 필발라굴에서 열렸습니다. 아난다는 이때 소아함이라는 경전을 낭송하였습니다. 소아함은 부처님의 설법을 간략하게 요약한 경전으로, 불교의 기본 교리와 실천법을 담고 있습니다.
아난다는 두 번째 결집과 세 번째 결집에도 참여하였으며, 마지막 결집에서는 대아함이라는 경전을 낭송하였습니다. 대아함은 부처님의 설법을 자세하게 기록한 경전으로, 불교의 심화 교리와 철학적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아난다는 부처님의 설법을 문자로 남기기 위해 노력한 공덕스러운 제자로서 불교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다양하게 설명될 수 있겠지만, 연기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연기법은 모든 것은 원인과 조건이 있어서 생겨나고 원인과 조건이 없어지면 소멸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것은 존재의 ‘생성과 소멸의 관계성’을 뜻하며, 모든 존재는 전적으로 상대적이고 상호의존적이라는 진리를 가르칩니다. 부처님은 이 연기법을 아는 것이 바로 부처님을 보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연기법을 이해하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주관과 객관적으로, 그리고 상대적 개념의 상호연관과 상호 의존 속에서 연기된 존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에 대한 집착과 고정관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연기법을 이해하면 모든 존재현상이 변화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것과 싫은 것에 대한 탐착과 혐오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됩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지금 여기에 깨어 있으라’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항상 지금 여기에 깨어 있으라’라고 가르쳤습니다. 연기법을 통해 지금 여기에 깨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떻게 관계하는지를 깊이 관찰하고 이해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10대 제자
부처님의 10대 제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파하고 보존하는데 큰 공을 세운 분들입니다. 각각의 제자들은 특정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부처님께서 그들에게 호칭을 주셨습니다. 10대 제자와 그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리자 – 지혜 제일. 부처님의 가르침을 깊이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지혜로운 제자입니다. 반야심경, 화엄경, 법화경 등 많은 경전에서 그의 대화를 볼 수 있습니다.
- 목건련 – 신통 제일. 육신통이라고 불리는 여섯 가지 초능력 중 다섯 가지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신통력이 뛰어난 제자입니다. 7월 보름날에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제한 일화가 유명합니다.
- 마하가섭 – 두타 제일. 두타란 의식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심신을 수련하는 불교의 생활규범입니다. 마하가섭은 이 두타행을 철저하게 지켜 많은 출가자들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삼처전심이라는 세 번의 마음을 전하신 분입니다.
- 아나율 – 천안 제일. 천안이란 사람들의 미래의 운명까지도 내다보는 능력입니다. 아나율은 처음에는 졸면서 법문을 듣다가 부처님께 꾸지람을 듣고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는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실명을 하였으나 직관으로 모든 일을 꿰뚫게 되었습니다.
- 수보리 – 해공 제일. 해공이란 온갖 법이 공한 이치를 깨닫는 것입니다. 수보리는 금강경의 주인공으로 부처님의 법을 이해하기 쉽게 하지만 논리가 분명하게 설법하는 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 부루나 – 설법 제일. 설법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로 전하는 것입니다. 부루나는 뛰어난 언어구사력과 논리력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해설하는 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인도 전역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불교에 귀의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 가전연 – 논의 제일. 논의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가전연은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가장 늦게 출가한 분이었으나, 그 후에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타 종교와도 견줄만한 논리적인 토론력을 갖추었습니다.
- 아난다 – 다문 제일. 다문이란 부처님의 말씀을 많이 듣는 것입니다. 아난다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까지 부처님 곁을 지키셨던 분입니다. 부처님의 법문을 듣는 것을 몹시 좋아하여 늘 부처님 곁에 머물렀고 제자 중 부처님의 말씀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 우바리 – 지계 제일. 지계란 부처님이 정한 계율(규칙)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우바리는 본래 이발사였으나 출가 후 본인의 직업에 대한 창피함과 집착을 버리고 계율을 엄격하게 지켰습니다.
- 라훌라 – 밀행 제일. 밀행이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선행을 닦는 것입니다. 라훌라는 부처님의 외동아들로 출가 후 본인의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거나 칭찬받기를 바라지 않고 조용히 수행에 전념하였습니다.

불교입문 경전
불교 입문을 원하는 초심자가 가장 먼저 읽어야 할 경전은 사실 정답이 없습니다. 불교 경전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으며, 각각의 경전은 다른 주제와 내용을 다룹니다. 따라서 자신의 관심과 필요에 따라 적절한 경전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불교의 기본적인 교리와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경전들을 들 수 있습니다.
- 능엄경 – 불교의 이치와 수행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불교경전이자 불교입문교재입니다. 한국불교 근본경전 가운데 하나로 총 10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능엄경에서는 부처님의 진리를 깨닫기 위해 필요한 여섯 가지 수행법(육매)과 여섯 가지 지혜(육바라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지켜야 할 계율(규칙)과 선(선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룹니다.
- 금강경 –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으로 공(空) 사상을 중심으로 한 부처님의 깊은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조계종의 소의경전이기도 합니다. 금강경에서는 모든 현상은 공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진리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다스리고 붙임과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금강경은 그 내용은 심오하고 난해하여 많은 해설과 주석이 쓰였습니다.
- 법구경 – 부처님의 일생과 업적, 그리고 제자들과의 대화를 담은 불교 경전입니다. 총 42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경전입니다. 법구경에서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사성제(사람들이 알아야 할 네 가지 진리), 팔정도(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행해야 할 여덟 가지 길), 열두 인연(모든 현상이 서로 연관되어 발생하는 법칙) 등 불교의 핵심 교리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많은 불교 경전들이 있으며, 각각의 경전은 다른 가치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여러 경전들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불교 경전은 인간 번뇌에 대한 처방전이며, 삶의 지혜와 자비, 중생의 아픔을 위로해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부처님 오신 날 불교 제대로 알기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