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설계와 배치

전원주택 설계와 배치, 사전 자신만의 건축 설계도는 꼭 필요합니다

글을 일기도 전에 위와 같은 해괴망측한 그림을 보여드려 송구스럽습니다. 이게 뭔가 하면 제가 건축설계사와 미팅을 위해 미리 그려서 가지고 갔던 우리 집 설계도였습니다.

전원주택 설계와 배치, 건축 설계사를 만나기 전 내가 그렸던 그림입니다
전원주택 설계와 배치, 건축 설계사를 만나기 전 내가 그렸던 그림입니다

“우리는 이런 집은 설계하지 않습니다.”

이 그림을 본 설계사가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한 말이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고민해서 그린 그림인데 전문가가 봤을 때 ‘이건 집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25평에 맞추다 보니 방이나 거실 규모를 줄이고 고민을 많이 한 작품인데 무시당한 겁니다.

설계사가 봤을 때 일단 기본이 안 됐다고 본 부분은 길이단위 표기입니다. 건축에선 정교함을 따지기 대문에 mm단위를 사용합니다. 사실 한쪽에서 1mm가 틀어지면 끝지점에선 상당한 오차가 발생합니다. 그런 걸 전혀 몰랐던 저는 cm로 표시했습니다. 이 그림을 바닥에 깔고 위에 박봉형태의 지붕을 씌우면 그럴싸할 거다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무시당했다고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걸을 말씀드리기 위해 허접한 그림을 보여드렸습니다. 사실 설계전(설계사를 만나기 전)에 어떤 형태로든 자신이 구상한 집의 그림을 그려보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이 과정 없이 설계사부터 만나면 그 사람 이야기에 이끌려 자신의 주관이 흔들리기 시작해 결국 설계사 의견대로 따라가게 됩니다. 그건 설계사 집이지 내 집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허접하더라도 직접 그린 그림은 필요합니다.

위 그림이 완전히 무시된 것은 아닙니다. 거실과 주방을 좌측 옆으로 붙인 건 해 뜨는 방향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즉 겨울철엔 해가 뜨자마자 거실을 비추고 여름철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가 들어오지 않는 배치입니다. 무려 3년간 관찰해 터득한 노하우였습니다.

설계사가 그린 평면도
설계사가 그린 평면도

안방, 거실 등 배치시 채광 고려

위 그림은 뭔가 다르지 않습니까. 설계사가 나와 미팅을 마친 후 캐드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그려 내게 보내 준 평면도입니다. 미팅당시 예산 때문에 25평에 맞춰 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28평을 아파트와 견주어 생각하면 안 됩니다. 보통 아파트 면적을 말할 때는 공용면적이 포함됩니다. 그러니까 복도라든지 엘리베이터 면적을 1/n으로 나눠 아파트 면적을 말합니다. 주차장 면적까지 아파트 평수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린 30평 아파트에 산다’라고 말한다면 실평수는 23평 정도로 보시면 맞을 겁니다. 그러니까 역으로 전원주택(단독주택)은 공용면적이 없으니 실면적 그대로 봐야 합니다. 같은 면적이라도 일반주택이 아파트보다 넓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위 그림에서 (1)은 현관이고 (2)는 건넌방, (3)은 안방, (8)이 거실입니다. 구조가 기다란 복도를 지나 거실로 진입하도록 돼 있습니다. 보통 시골집들의 공통구조는 들어서자마자 거실이 나오는데, 제가 이렇게 했던 이유는 계절을 감안한 채광 때문입니다. 화장실은 (4)(6) 두 개를 배치했습니다. 보일러실 겸 다용도실(7)은 뒤로 빼냈는데, 예산을 판단해 추가할지 추후 결정하기로 했던 부분입니다. (9)는 주방으로 거실(8)과는 반칸막이 하나로 분리했습니다. (10) 데크는 실면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건물형태에 맞춰 크게 했습니다. 여름에 그곳에 천막을 치면 캠핑 분위기가 날 것 같았습니다.

배치도, 부지에 어떤 형태로 주택을 앉힐지 알 수 있습니다
배치도, 부지에 어떤 형태로 주택을 앉힐지 알 수 있습니다

농지전용허가는 가능한 큰 면적으로

위 그림은 배치도입니다. (4)과 (5) 부분이 제 땅입니다. 전체 348평인데 1/2로 나눴습니다. 불필요하게 농지전용부담금을 납부하는 것 같아 반으로 나눈 모양입니다. 주택이 준공이 난 후 대지로 바뀔 부분이 (4)입니다.

여러분들께 위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저같이 하시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크게 후회했던 부분입니다. 돈을 절약한다고 (5)는 밭(전)으로 남겼는데, 정말이지 (5)는 농사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주차장으로 사용해도 안됩니다. (5) 부분에 추가로 건축행위를 하기 전에는 농지전용은 불가합니다. 여러분들이 이런 상황이라면 모든 면적을 다 전용허가를 받으십시오. 대지로 바뀌면 땅값도 크게 상승합니다.

(1)은 마을 안길 도로입니다. 지목은 전으로 되어 있지만, 현황은 도로입니다. 이럴 경우 땅 주인이 권리를 행사한다도 도로를 막을 수 없습니다. 다행히 제 땅이 도로에 9평 정도 들어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다행이란 말은 그러니까 당당하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2)는 전봇대, (3)은 통신주입니다. 상수도는 (1) 도로 한복판으로 지나갔습니다. 이걸 왜 설명드리냐 하면 제 자랑 같지만 이런 형태의 땅일 경우 집을 지을 때 전기, 통신, 상수도로 인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4)는 정원 부분이고 (5)는 텃밭인데 너무 벅찹니다. 150평의 밭을 우습게 알았다가 김매느라고 죽을 뻔했습니다. 농사도 지어본 사람이 짓는다는 말처럼 흉작이 아니라 망했습니다. 나중에 돈이 필요할 때 팔려고 남겨 놓은 이유도 있습니다.

이렇게 대략 제 경우를 빗대 건물 배치와 설계에 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참고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