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우리가 집을 짓기 전에 하는 듣는 말 중의 하나가 "평당 얼마다"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참 한심한 질문이다'라는 게 건축업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질문자가 주택의 규모나 구조, 창호의 종류, 벽채 등에 대해 설명을 한 후 위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평당 얼마라는 말의 의미
예를 들어 건축업자가 ‘경량목구조는 평당 얼마다’라고 했을 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가장 싼 자재를 배경으로 깐 상황으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벽체는 시멘트 사이딩, 지붕은 아스팔트 슁글 등을 말하는 것일 테고, 당연히 싱크대나 신발장 가구 데크, 정원 등을 뺀 금액입니다. 정화조도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건축주가 지붕은 뭘로 할 것인지, 내벽과 외벽은 어떤 구조로 할 것인지, 창호, 전등 등을 정한 후 평당 가격을 물었을 때 건축업자가 ‘얼마다’라고 했다면 위에서 언급한 싱크대, 신발장, 테크, 정화조, 정원등을 뺀 금액임도 알아야 합니다. 잘 모르고 ‘이것도 해 달라, 저것도 해 달라’라고 했을 때, 나중에 금액 차이를 보고 갈등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구조의 집을 지을 것인가! 구조 알아보기
그러면 어떤 집을 지을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집의 철학적 의미를 말합니다. 여러 가지를 따져 보고 자신만의 독특한 집을 구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대에서 집의 의미는 과거처럼 사는데만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먼저 구조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경량목구조입니다. 사실 경량목구조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의 의외로 많습니다. 왜냐면 이 공법이 나무가 많은 나라인 미국이나 캐나다에 보편화되어 있는 공법을 들여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적용된 역사는 대략 20년 안팎 정도 될 겁니다. 처음에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우리 환경과 맞지 않은 상황에서 서양공법을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인데, 요즘에는 많이 안정화되어 있다고 보아도 됩니다.
시골에서는 아직도 집=조립식 패널 또는 조적조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공법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거니와 그것밖에 모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경량목구조는 말 그대로 나무를 가공해서 기둥과 서까래를 얹고 벽채 사이사이에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나무는 90% 이상 수입목입니다. 국내산은 뒤틀리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대책으로 벌목한 나무를 염장처리를 하거나 바닷물에 장기간 담가 두어야 하는데, 그런 비용이라면 수입하는 것이 더 싸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다음은 중목구조입니다. 중목구조는 아름드리나무를 원목 그대로 주요 부분 기둥을 세워 건축하는 공법입니다. 사찰 같은 경우가 대표적으로 볼 수 있겠는데, 요즘엔 일반 주택도 중목구조 형태의 집을 짓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고풍스럽고 운치도 있고, 다 좋은데 비싸기 때문에 패스하겠습니다.
다음은 경량철골조입니다. 다른 말로 샌드위치패널이라고도 하고 조립식 주택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시골사람들이 집을 짓는다면 거의 이 구조로 짓습니다.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즉 단열만 놓고 본다면 경량철골조 만한 게 없습니다. 단점은 공기순환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숨 쉬는 주택과는 거리가 아주 먼 구조입니다. 또 다른 단점은 시공을 잘못했을 경우 결로가 생긴다는 것도 간과해선 안됩니다. 집을 지을 때 스티로폼을 감싸고 있는 철재 부분이 맞닿으면 100% 결로가 생긴다고 보면 됩니다.
경량철골조와 스틸하우스를 혼돈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완전히 다릅니다. 경량철골조는 벽채를 샌드위치패널(스티로폼)로 하는데 스틸하우스는 기둥에 아연각관을 사용하며 벽채도 글라스울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양세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비싸다는 것 때문인데 아마도 경량목구조에 밀린 듯 보입니다.
조적조는 옛날 시골집 구조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블록과 벽돌로 벽채를 쌓는 방식인데, 단열을 제로입니다. 가운데 스티로폼을 넣는다고 해도 정교하게 할 수 없다는 구조 때문에 단열에는 매우 취약합니다. 요즘엔 창고용도 외에는 잘 적용하지 않습니다.
집을 배달해 준다고? 잘 따져봐야 합니다
집을 배달해 준다는 말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 방식을 페널라이징이라고 합니다. 집 종류의 하나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구조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경량목구조를 비롯해 철골조 등 기와집도 있습니다. 소형집일 경우 차에 집 한 채를 싣고 오는 경우도 있고, 완제품을 분해해서 가져와 현장에서 조립할 때도 있습니다. 국도나 지방도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높이 제한도 따릅니다.
저도 가격 때문에 패널라이징을 고민했었습니다만, 사용자 미팅과 현장 견학 후 생각을 철회했습니다. 성냥갑 같다는 생각과 벽채에 레인스크린이 적용되지 않은 것을 보고, 생각을 달리 했습니다. 또 기초타설이나 정화조, 운반비, 설치비 모두 별도였습니다. 가격을 따져보니 ‘그럴 바에야 그냥 짓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패널라이징 마니아들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한번 해 보겠습니다. 제가 집을 다 짓고 난 후 지나가시던 마을 할머니가 한 말씀하셨습니다.
“집을 뭐 저따위로 지었누!”였습니다.
할머니의 집에 대한 기준은 샌드위치 패널과 박공 형태의 지붕이었을 겁니다. 저희 집은 평지붕이고 벽채는 써모사이딩이었으니 그렇게 말하셨을 만도 합니다. 할머니는 늘 보편적인 한국 집 종류만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지붕과 벽채구조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