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감나무 삽목 방법

감나무 삽목에 성공하신 분 있을까요? 아마 없을겁니다. 유튜브나 블로그 글을 찾아봐도 감나무 삽목에 성공했다는 정보를 본 적이 없습니다. 저 또한 수차례 시도 끝에 결국 감나무 삽목에 성공했습니다. 그 방법을 공유합니다.

감나무 삽목이 불가능한 4가지 이유

감나무 삽목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요인 때문으로 보입니다.

  1. 발근율이 낮다: 감나무는 뽕나무나 개나리와 달리 자연적인 발근(뿌리 형성) 능력이 매우 낮은 수종입니다. 삽목 시 뿌리가 쉽게 형성되지 않아 성공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2. 목질화 정도: 감나무의 가지, 특히 성숙한 경목(硬木)은 목질화가 진행되어 세포 분열이 느리고 발근 호르몬 반응이 약해 삽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환경 민감성: 적절한 습도와 온도(보통 20~25°C)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발근율이 낮아 과습이나 건조로 인해 삽수가 썩거나 말라죽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4. 호르몬 처리 필요: 감나무는 발근을 촉진하기 위해 IBA(인돌부티르산) 같은 발근 촉진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농도와 처리 방법을 찾기 어렵고, 품종에 따라 반응이 달라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감나무가 자라지 않는 강원도 북부

내가 사는 강원도 북부지방은 감나무가 없습니다. 이른 봄 묘목상에서 추위에 강하다는 튼실한 감나무 묘목을 심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풍성하게 잘 자랍니다.

그러나 이듬해 봄, 6월이 지나도 감나무 순이 돋아나질 않습니다. 죽은 것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춥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서울 중부지방에서 남부지방에 이르기까지 흔하게 볼 수 있는 감나무가 철원, 화천, 양구가 속한 강원도 북부지방에는 자라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감나무
지난해 어느 마을 모퉁이에서 발견한 감나무

지난해 11월, 어느 마을 길을 돌다가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입니다. 나무 크기를 봐도 수령이 꽤 됐을 듯합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아마 관심 부족이었거나, 한 번도 달리지 않았던 감이 지난해에만 유독 풍성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일까요? 아직 감나무 수효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지구 온난화 때문으로 보기엔 다소 억지 같기도 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녀석은 이곳 추위에 완전히 적응한 별종이다. 이른 봄, 가지를 하나 얻어다 삽목 즉, 꺾꽂이를 한다면 우리집 정원 한 귀퉁이에서 감을 볼 수 있겠다.”

감나무 삽목 실패

올해 3월 중순경, 지난해 봐 둔 감나무 가지 채취를 위해 나섰는데, 공교롭게도 그 감나무는 빈집 울타리 안쪽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빈집이기에 집 주인을 만날 수 없으니 난감한 일입니다. 다행인지 울타리 밖으로 삐져 나온 감나무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주인이 봤어도 잘라 버렸을 정도로 막 자란 가지입니다.

감나무 삽목 실패
50여일을 기다려도 싹이 나오지 않아 파봤더니 뿌리 부분이 썩어 있습니다.

채취해 온 나무를 잘라 정성스럽게 화분에 심었습니다. 50여일 동안 거의 매일 들여다 보기를 반복했습니다. 싹이 텃다면 뿌리가 내릴테고, 이후 큰 화문으로 옮기면 성공인 것입니다.

5월 중순 경, 삽수(삽목한 나무)가 마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를 뽑아보니,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뿌리나 내릴 부분을 까맣게 썩어 있고, 삽수 줄기는 싱싱함이 사라진지 오래인듯 했습니다.

감나무 삽목 성공 방법

일주일 전, 유튜브를 보다가 참 신기한 채널을 알게 됐습니다. 영어로 설명을 한 채널인데, 마늘과 오렌지 껍질로 물꽂이를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감나무 삽목 성공
삽목에 성공한 감나무

‘이게 될까?’하는 생각으로 따라해 보기로 했습니다.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오렌지 껍질을 도마에 올려놓고 잘게 자릅니다.
  2. 마늘 1개를 역시 잘게 자릅니다. 제 경우 마늘이 집에 없어 마늘쫑과 양파로 대신했습니다.
  3. 잘게 자른 마늘과 오렌지 껍질을 큰 컵에 넣은 후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4. 뜨거운 물이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생수와 원액을 3:1 비율로 만듭니다.
  5. 위와 같이 만든 물을 감나무를 꽂아둔 화분 흙이 완전히 젖을 때까지 흠뻑 뿌려줍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참으로 신기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점점 말라가던 감나무 삽수가 조금씩 생기를 되찾기 시작하더니, 열흘 정도 지나자 위 사진처럼 감나무 가지에서 새싹이 나온 것입니다.

이후 해야 할 일

위 글에서 소개한 식물 발근제(?)를 한 번 더 만들어 뿌려 줄 생각입니다. 뿌리가 어느정도 생성이 되었다고 파단되면, 분갈이 용토(비료 성분이 있는 흙)로 갈아주고 내년 봄쯤, 정원 귀퉁이에 옮겨 심을 생각입니다.

감나무가 풍성해지면 다시한번 소개하겠습니다. 이상과 같이 우연히 알게 된 감나무 삽목 방법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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