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코인 이야기
누군가에게 코인은 기회의 이름이고, 누군가에게는 상처의 기억입니다. 내게 코인은 그 두 얼굴을 동시에 지닌, 아직도 완전히 정의하지 못한 존재입니다.
2024년 12월, 나는 그동안 철저히 외면해 오던 ‘코인’이라는 세계의 문턱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까지 코인은 늘 뉴스 속에서만 존재했습니다. 누군가는 일확천금을 얻었고, 또 누군가는 전 재산을 잃었습니다. 특히 몇 년 전 지상파 방송에서 본, 코인 사기로 인생이 무너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강한 각인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그리고 그 말은 어느 순간,
“조금만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말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 글은 코인 고수의 성공담이 아닙니다.
정보력도, 분석력도 부족했던 한 사람의 시행착오이자 감정의 기록이며, 동시에 코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작은 성찰입니다.

1. 나의 코인 이야기 첫번 째, 도지코인
논리가 아닌 감정이 선택한 투자
내가 처음 손을 댄 코인은 도지코인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유는 참 단순했고, 솔직히 말하면 너무 무지했습니다.
도지의 과거 차트를 보니 폭발적으로 급등했던 이력이 있었습니다. ‘과거에 그랬으면, 또 안 될 이유는 없지 않나?’라는 지금 와서 보면 참으로 단편적인 논리가 나를 설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도지코인의 얼굴은 어쩐지 우리 집 강아지를 닮아 있었습니다.
이성보다 감정이 앞섰습니다.
“이건 뭔가 좋은 징조다.”
그렇게 나는 통장에 있던 용돈 300만 원을 도지코인에 투자했습니다. 버튼을 누르던 순간, 이미 머릿속에는 수천 배 상승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밈코인’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조차 몰랐습니다. 코인을 샀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 믿음에는 근거가 없었지만, 확신만은 넘쳤습니다.
2. 파이코인, 유튜브와 예언의 덫
확신을 키워준 것은 정보가 아니라 영상이었다
도지코인 이후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파이코인이었습니다. 아직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는 파이코인 관련 영상이 넘쳐났습니다.
“이더리움을 능가할 코인”
“제2의 비트코인”
“상장만 되면 인생이 바뀐다”
나는 그 말들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그 영상들이 조회수를 노린 과장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더 결정적이었던 것은 ‘심슨의 예언’이었다. 심슨은 틀린 적이 없다는 말이 마치 공식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파이코인은 정식 거래소가 아닌,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개당 1,200원이라는 가격에 약 400만 원어치를 매수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파이코인은 OKX 거래소에 상장되었습니다.
가격은 단숨에 2,000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때 팔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팔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흔들리면 안 된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1만 원 그 이상 간다. 심슨이 예언했다지 않은가!”
확신은 점점 커졌고, 경계심은 사라졌습니다.
3. 추락은 늘 조용히 시작된다
500원대에서 멈춰버린 믿음
파이코인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더니 결국 500원대에 머물렀습니다. 차트를 볼 때마다 마음도 함께 내려앉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나는 ‘장기 홀딩’이라는 개념을 처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안정적인 코인 하나를 정해서 오래 들고 가는 게 답이다.”
그 사람은 계속해서 리플(XRP)을 이야기했습니다.
반복되는 말은 점점 진리처럼 들렸습니다.
도지코인과 파이코인을 정리했습니다. 남은 돈은 약 300만 원. 계산해 보니 짧은 시간에 400만 원을 날린 셈이었습니다. 손실을 확정하는 버튼을 누르면서도, 이것이 최선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습니다.
4. 리플, 그리고 다시 흔들림
지루함은 또 다른 유혹이 된다
리플을 산 뒤 약 4개월을 보유했습니다. 가격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안정적이었지만, 그만큼 재미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지루함’이 다시 나를 다른 선택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코인이 바로 모나드였습니다.
신생 코인, 코인베이스가 밀고 있다는 말, 그리고 무엇보다도 빠른 상승. 33원에 샀던 코인이 며칠 만에 70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때도 나는 팔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1달러간다.”
그러나 시장은 늘 기대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가격은 다시 30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그 순간, 파이코인과 도지코인에서의 악몽이 떠올랐습니다.
5. 진득함의 필요를 깨닫다
CC코인으로 향한 선택
결국 나는 모나드도 정리했습니다. 가능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성격이 그 변동성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순간의 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감정을 조금 내려놓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캔톤 CC코인입니다.
이 선택은 ‘대박’보다는 ‘균형’을 택한 결과였습니다. 흥분보다는 이해, 기대보다는 구조를 보고 싶어졌습니다.
결론
코인이 남긴 것은 수익이 아니라 태도였다
위 과정들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적지 않은 수업료를 치렀다’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교훈은 얻었습니다.
- 확신은 정보에서 나오지 않는다. 감정에서 나온다.
- 유튜브의 말은 분석이 아니다. 그냥 이야기일 뿐이다.
- 타인의 성공담은 나의 전략이 될 수 없다.
- 시장은 틀리지 않는다. 내가 틀릴 뿐이다.
지금도 나는 코인 시장에 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조급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라는 말을 경계하게 되었고, ‘왜’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이야기에서 대박의 힌트를 찾기보다는 실수의 흔적을 발견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 흔적 위에서 조금 더 단단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이 기록은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나의 코인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