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취미, 과일나무 접붙이기
전원생활 취미 중 하나인 과일나무 접붙이기 정보입니다.
과일나무 접붙이기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식물을 자른 후, 절단된 면을 따라 붙여 한 그루의 나무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접붙이기를 위해서는 기둥 역할을 하는 대목(臺木)에 붙이려는 나무 즉, 접수(接穗)의 형성층을 맞물리게 하여 관다발을 하나로 만듦으로써, 기둥목인 대목의 뿌리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새로운 과일나무를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접붙이기 종류
접붙이기 종류로는 깎기접, 순접, 눈접, 배접, 녹지접이 있습니다. 깎기접은 말 그대로 접수의 한쪽면을 깎아 대목의 형성층에 맞대는 방식이며, 순접은 깎기접과 비슷하지만 접수의 양쪽을 깎는 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눈접은 접수의 잎눈을 따서 대목 껍질을 T자로 잘라 안에 넣는 방식을 취합니다. 다른 접붙이기와 달리 눈접은 보통 초가을에 해야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배접은 대목과 접수를 똑같은 모양으로 껍질을 벗겨 붙이는 방법입니다. 맞닿은 부분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녹지접은 위에서 설명한 내용과 좀 다릅니다. 눈접을 제외하고 모든 접붙이기는 보통 이른 봄, 잎눈이 움트기 전에 하는데, 녹지접은 여름(6월~8월)에 합니다. 당해에 목질화된 새순을 대목인 새순에 붙이는 방법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접붙이기가 가능한 과일나무
식물의 분류체계는 역-계-문-강-목-과-속-종으로 구성되는데, 접붙이기는 과(科 familia, family) 이하에서만 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표적으로 접붙이기가 잘되는 과일나무는 복숭아, 사과, 살구, 자두, 앵두, 포도, 밤, 대추, 감, 배, 호두, 다래나무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과 이하인 과, 속, 종에 속하는 나무군들은 모두 접붙이기가 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과나무의 대목은 보통 왜성 대목에 실생묘를 접붙여 영양 번식법으로 발근 시켜 키운 묘목인 자근묘를 사용합니다. 정원에서 취미로 접을 붙일 일이 있을 때는 아그배나무나 야광나무, 산사나무를 대목으로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성공률이 높습니다.
대목의 활용도가 높은 나무는 돌복숭아 나무입니다. 돌복숭아란 개복숭아로 부르기도 하며,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이 나무를 대목으로 살구나무, 자두나무, 황도, 백도, 천도, 앵두나무를 접수로 했을 때 궁합이 잘 맞습니다. 같은 과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복숭아나무에 자두와 살구, 앵두가 달리는 상상을 해 보시면 참 재미있습니다. 또 돌복숭아 나무에 천도와 백도 황도가 달리게 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상상이 아닙니다, 실제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직접 해 보시기랍니다.
산밤나무에 굵은 개량종 밤나무를 접을 붙여 보세요. 산밤나무는 어느 산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인데, 보통 밤이 달리지 않거나 도토리 정도 크기로 열리기도 합니다. 산밤나무에 달린 밤은 벌레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포도는 머루나무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산머루 나무가 있다면 맛있는 포도나무를 접을 붙여 보시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며, 가래나무에 호두나무 접을 붙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가 다른 나무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밤나무 대목에 감나무나 복숭아나무 접수를 붙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산벚나무에 자두나무 접을 붙였는데, 자두나무에 새순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학계가 놀랄 발견이다’라고 좋아했는데, 실패했습니다. 새순이 나오다가 죽는 현상을 보였는데, 이는 접수에 있는 양분에 의한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접을 붙였을 때 나무의 성질이 달라질까?
접을 붙이면 대목의 성질 일부가 접수와 혼합해 다른 맛을 내는 과일이 탄생한다는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직접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일 뿐입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목은 그냥 물 올림 기능만 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과일 종류나 맛은 접수의 성질을 따릅니다.
머루포도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머루나무에 포도나무 접을 붙이면 머루 성분과 포도성분이 혼합돼 머루포도가 탄생했다고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것이 아닙니다. 머루포도란 일종의 유전자 변형에 의해 탄생시킨 새로운 품종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과일나무가 아닌 일반 정원수도 접을 붙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장미입니다. 덩굴장미에 사계절 장미를 붙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보통은 찔레나무를 대목으로 장미를 붙입니다. 그러면 찔레의 거칠고 활발한 찔레 뿌리로 인해 튼튼한 장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전원생활 취미, 접붙이기보다 취목
취목이란 다른 말로 공중취목이라고 하며, 휘묻이라고도 합니다.
접을 붙이는 목적이 좋은 품종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함인데, 사실 초보자가 100% 성공시키기란 어렵습니다. 취목을 할 경우 접붙이기 보다 성공확률이 높습니다.
취목을 하는 방법은 건강하고 품종이 좋은 나무의 한쪽 가지를 선택해 약 2cm 길이로 껍질을 벗깁니다. 그런 다음 이끼나 부엽토를 넣은 비닐로 매어 놓으면 뿌리가 내리게 됩니다. 뿌리가 충분히 형성된 후 가지를 잘라 심으면 또 다른 개체가 되는 것입니다.
취목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깊이 있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